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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3일 (금) [The 살롱] 전우용 역사학자, 김태형 심리학자, 류근 시인, 강유정 인문학자와의 인터뷰: 윤석열-이재명 ‘영수회담’을 보는 인문학적 시선. 尹 대통령은 왜 소통에 관심이 없어 보이나? 차기 국회의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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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인용 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The 살롱] 윤석열-이재명 ‘영수회담’을 보는 인문학적 시선. 尹 대통령은 왜 소통에 관심이 없어 보이나? 차기 국회의장에게 필요한 덕목은? ▷전우용 / 역사학자 ▷김태형 / 심리학자 ▷류근 / 시인 ▷강유정 / 인문학자

 

▶김어준 : 자, 위험한 분들 나오셨습니다. 전우용, 김태형, 류근, 강유정 당선자. (웃음)

◍류근 : 그거 왜 괜한 걸 해가지고 우리를 졸지에 병풍 나발을 만들어버려요.

▷전우용, 김태형, 류근, 강유정 : (웃음)

▶김어준 : (웃음) 강유정 당선자. 다른 분들은 그냥 이름으로. 자, 영수회담. 아, 이거 저는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거든요. 영수회담. 영수회담 특히 이제 대통령이 당신 독재자요, 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이재명 대표가 하는데 눈을 껌뻑껌뻑하면서 고개를 끄떡끄떡한단 말이죠. (웃음) 당신 독재자야, 라는 말을 여러 번 변주하는데 껌뻑껌뻑껌뻑하면서 끄떡끄떡끄떡해요. 와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지?

▷전우용 : 독재자라는 말이 그렇게 싫지 않았던 것 같아요. 뭐 독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 그렇게 반응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좀 들었던 대목은 나중에 흘러나온 얘기지만 민생에 대해서 세세히 보고 받지 못 했다.

▶김어준 : 민생토론회 24번 했는데. (웃음)

▷전우용 : 예외 없이 내가 민생을 챙기지 못 했다가 아니라 보고 받지 못 했다. 책임을 일단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발언이죠. 나는 관심이 있었는데 아래에서 보고 하지 않았다고. 근데 왜 보고를 하지 않았겠습니까. 관심이 없으니까 보고를 안 했죠. 안 물어 보니까 보고를 안 하는 거고.

▶김어준 : 그거 못 알아들으니까 안 했죠.

▷전우용 : 그리고 설령 보고를 한다 하더라도 역정만 낼 뿐이지 뭐 달라지는 게 없을 거니까. 근데 좀 옛날 얘기를 해보자면 민심은 천심이라고 그랬으니까. 왜 요즘도 정치인들이 가끔 재래시장 가가지고 떡볶이 먹고 막 이러잖아요. 그거 굳이 원조를 따지면 영조예요.

▶김어준 : 영조.

▷전우용 : 네. 영조 임금이.

▶김어준 : 왕들도 그런 일을 했어요?

◍류근 : 대놓고?

▶김어준 : 종묘나 이런 데 갔다가 이제 궁궐로 돌아오는 길에 상인들을 모아놓고 상인들 이야기를 들어요. 애로사항이나 어려운 점들을.

▶김어준 : 왕도 그런 걸 했구나.

▷전우용 : 그거를 공시인순막이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서울시민들 대다수가 그 당시 상인일 때였으니까 상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것이 왕의 첫 번째다. 정조는 한 발 더 나아가요. 원래 이제 사도세자 무덤이 지금 전농동 배봉산에 있었어요. 배봉산이라고 하는 시립대 뒤쪽에 있는 산인데 거기에 사도세자 무덤이 있었는데 왕이 돼서 수원까지 옮겨버려요, 사도세자 능을. 왜 옮겼냐면 수원까지 가려고. 굉장히 멀잖아요. 서울에서 그 당시에 이제 가마 타고 가려면. 근데 가는 길에 직접 민생을 좀 살피고.

▶김어준 : 민생 투어구나.

▷전우용 : 그렇죠.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려고 그래서 상언격쟁이라고 해서 정조가 행차하는 길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가 무슨 뭐 엎드려서 절하고 그러는 게 아니에요. 그냥 구경하다가 억울한 일이 있는 사람은 글을 아는 사람은 글을 써서 가마 앞으로 던지고 글을 모르는 사람은 꽹과리를 쳐요, 시끄럽게 구는 거죠. 그러면 이제 불러와서 도대체 왜 그러느냐. 억울한 사연을 듣고 이렇게 직접 이제 서울경기권의 민심을 다 청취를 하니까.

▶김어준 : 왕이 직접 소원수리를 하는 거네요, 그렇게.

▷전우용 : 그렇죠. 그렇게 하니까 중간에 이 관리들이 사기를 못 치는 거죠. 대파 한 단에 875원입니다. 아, 그게 합리적이다. 이런 얘기를 할 일이 없는 거예요. 근데 전혀 그런 의지가 없는 거죠. 민생이나 민심에 대한 본인의 관심이 없기 때문에. 근데 그 얘기를 꼭 보고 받지 못 했다, 라고 얘기를 하는 거죠. 그리고 이번에 예비비 지출을 한 걸 보더라도 이게 이제 그야말로 민생에 써야 될 돈인데 긴급 상황에 닥쳤을 때. 가장 많이 쓴 게 용산 대통령실 이전비고. 두 번째로 많이 쓴 게 해외 순방비였잖아요. 거기에만 관심이 있었다는 걸 이제 드러낸 거라서. 민생, 말씀하신 대로 민생투어를 그렇게 많이 했어도 그리고 민생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 그리고 민생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독재자라는 말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거죠. 자기 본인이 그러니까.

◍류근 : 아니, 근데 제가 봤을 때는 무슨 말하는지를 못 알아들었던 것 같아요. 안 들었거나.

▶김어준 : 그거는 왜 끄떡끄떡했을까요?

◉김태형 :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번에 윤석열 입장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너무 가혹한 행위를 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김어준 : 내용은 가혹해요, 진짜.

◍류근 : 가혹 맞아요.

◉김태형 : 내용도 가혹하고 형식도 가혹해요. 왜냐하면 예전에 그런 얘기 많이 하지 않습니까. 애들 혼낼 때.

▶김어준 : 애들 혼낼 때. (웃음)

◉김태형 : 이제 뒤에 데리고 가서 따로 혼내야지 사람들 앞에서 혼내면 안 된다. 그러면 엄청 상처 받잖아요, 쪽팔리고. 근데 이번에 딱 그렇게 혼낸 거거든요. 둘이만 있을 때 혼낸 게 아니고 기자들 모아놓고.

▶김어준 : 그렇죠.

◉김태형 : 나가지 마세요. 해놓고.

▶김어준 : 생중계로.

◉김태형 : 생중계로 보는.

◍류근 : 빼박이지. 빼박.

◉김태형 : 사람들 앞에서 15분간 혼낸 거예요. 그때 윤석열이 어땠을까요? 아마 대통령 취임 이후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고 생각할 겁니다.

▶김어준 : 보수 진영에서는 그 좌절했답니다. 우리 대통령이 저 얘기를 계속 가만히 듣고 있다.

◉김태형 : 저렇게 매 맞고 가만히 있는다.

▶김어준 : 뭐라도 한마디 해야 되거든요, 사실.

◉김태형 : 그렇죠.

▷전우용 : 좌석배치 화면 구도도 이상했죠.

▶김어준 : 그렇죠. 그 화면 구도 좀 보여주세요. 이재명 대통령 구도 아니냐, 이 사진은.

◉김태형 : 그렇죠.

▶김어준 : 그런 사진들 계속 나왔죠.

▷전우용 : 대통령이 누구 비서관 불러놓고 혼내는 장면 같은 느낌.

◉김태형 : 맞죠. 그렇죠.

▷전우용 : 그런 느낌을 보여주는 화면이었죠.

◉김태형 : 뭐 어쨌든 그런 경우라면 윤석열의 트라우마가 이제 재생될 수 있는 조건이죠. 어릴 때 혼나는 장면. 고무호스로 맞는 상황.

▶김어준 : 고무호스. (웃음)

◉김태형 : 뭐 이런 게 순간적으로 발동하면 윤석열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통스러웠을 겁니다, 그 15분이. 그래서 윤석열.

▶김어준 : 그러면 끄떡끄떡은 왜 나온 겁니까?

◉김태형 : 윤석열은 불안하면 머리가 움직여요.

▶김어준 : 예전에는.

◉김태형 : 옆으로도 움직이는데.

▶김어준 : 좌우로 움직였는데.

◉김태형 : 네. 그게 이제 덜 불안할 때고 많이 불안하니까 이번에 위아래로 움직이는 거예요.

◍류근 : 아니, 그게 저기 아니에요. 그 허스트 증후군. 그러니까 너무 앞에 상대방이 압도적이면 그냥 저절로 포기하게 되는.

◉김태형 : 그러니까 몸에서 불안신호가 나오는 건데 그게 뭐 그 순간 사실 마음 같아서는 판을 확 뒤엎고 싶었겠죠. 그만해! 뭐 이런 식으로. 그게 안 되니까 머리를 움직이면서 이상한 표정을 짓고 그 위기를 넘기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뭐 저는 사실상 이재명 대표가 예견하고 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러니까 윤석열 변할 거라는 걸 기대할 수 없지 않습니까?

◍류근 : 그렇지. 그렇지.

◉김태형 : 아무리 내가 말해봐야 소귀에 경 읽기지. 근데 그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얘기함으로써 윤석열 한 번 혼내주고.

◍류근 : 그렇죠.

◉김태형 : 윤석열은 혼내줘야 조금 말을 듣거든요. 혼내주고.

▶김어준 : 혼내주고. (웃음)

◉김태형 : 그다음에 최후통첩을 했다. 요구안 다 전달한 거예요.

▶김어준 : 이 사진 한 번 보세요. 연합인데. 이게 어떻게 대통령.

◍류근 : 아니, 근데 이게 의도한 바가 아니고.

▶김어준 : 원래 이거는 대통령 의전실에서 사진 찍을 위치를 미리 정해주거든요. 그 외에 위치에서 못 찍게 해요. 어떻게 저렇게 잡아놨냐고, 의전실이. (웃음)

◉김태형 : 의전실에 뭐 윤석열 미워하는 사람이 있든가. 아니면 윤석열이 태극기를 싫어하든가. (웃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김어준 : 진짜 이해가 안 되는 사진.

▷전우용 : 혹자는 그런 추측도 하더라고요. 저 자리가 원래 이재명, 윤석열 대통령 자리였고 이재명 대표 자리는 다른 사람 자리였다.

◉김태형 : 아, 들어가서 야, 너 저리로 가 이랬나요.

▷전우용 : 그러니까 원래는 다른 사람이 앉았던 자리인데.

◍류근 : 한마디로 근데 그 안에 전문가 없거나 진짜 지금까지는 좀 엉망인 거예요, 옆에 스태프들이.

◉김태형 : 뭐 의도적으로 엿 먹어라 해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어요, 누가 속으로.

▶김어준 : 저거 진짜 이상한 구도예요.

◉김태형 : 평상시에 많이 괴롭혀가지고.

▷전우용 : 아니, 저건 이제 상상할 수 없는 구도가 나왔죠, 사진 자체가.

▶김어준 : 그렇죠.

◍류근 : 지금 이렇게 보면 그 자리에 지금 교수님 앉아 있고 약간 그런 느낌이에요.

▷전우용 : 그러니까 이제 저거는 외신에서 보면 누가 대통령인지 전혀. 대통령이 누군지.

▶김어준 : 저거는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라고 다들 받아들이겠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전우용 : 그렇죠. 태극기 바로 앞에 앉아있고 정면을 바라보고 있고.

▶김어준 : 이재명 대표가 말을 하고 있고 옆에.

◍류근 : 다들 다 들어.

▶김어준 : 윤석열 대통령은 듣고 있고 바라보면서.

◉김태형 : 뭐 또 하나 추측하자면 습관. 항상 김건희를 가운데 앉히고 자기가 앉는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발동한 것이.

▣강유정 : 아니, 애써 전우용 교수님이 또 피한 말을 또 굳이. (웃음)

▶김어준 : (웃음) 삐.

◉김태형 : 가운데 기피증.

▶김어준 : 가운데 기피증.

◍류근 : 그렇지. 중심은 비켜줘야죠.

▶김어준 : 중심을 비켜줘야 된대. 저는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끄떡끄떡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영상도 한 번 준비해봐 주세요. 독재다, 라고 말을 하는데.

▷전우용 :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

▶김어준 : 눈을 한 번 보세요. 영상 한 번 보시고 얘기하시죠.

 

<영상 재생> 더불어민주당 대표 / 지난 4월 29일 영수회담

이재명 :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합니다.

 

◍류근 : 저건 도대체 무슨 심리예요?

▷전우용 : 이거 원하던 바다.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이다.

▶김어준 : (웃음)

▷전우용 : 이런 긍정의 뜻이겠죠.

◍류근 : 저건 솔직히 보통의 저런 반응을 보이면 바보 아니야? 이렇게 되잖아요.

◉김태형 : 그게 압도된 거예요.

◍류근 : 압도된 거지.

▶김어준 : 이런 거 저는 무슨 생각했냐면.

▷전우용 : 진심이 드러난 것 같은데요.

▶김어준 : 이야기가 이제 머릿속에 도달해가지고 어떤 영역에 도달하면 논리적 판단하고 그다음에 내가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 감정적으로 어떻게 반응해야 될까. 이런 인지과정이 있잖아요. 그 어딘가에 도달을 안 한 거 아닌가.

◉김태형 : 그거가 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어준 : 도달하기 어렵다.

◉김태형 : 이 15분간이.

▶김어준 : 그래서 그다음에 리액션, 정상적이라면 아니, 내가 초대 손님으로 초대하긴 했는데 이거 참 무례하네, 이 사람. 그래서 생중계 되고 있으니까 뭐 책상을 팍 칠 수는 없어도 어느 타이밍쯤에 뭐 예를 들어서 그 보고서 저도 한 번 봅시다라든가.

◉김태형 : 끊고.

▶김어준 : 끊고 얼마든지 이 분위기 안에서도 내가 그걸 그냥 곧이곧대로 듣고 있지만 않아. 한 번 보여줘야 되잖아요, 조금이라도. 으음. 이거는 아니잖아요.

◉김태형 : 그래서.

▣강유정 :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봤거든요. 지금 우리 5명이 앉아있지만 모두가 펜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뭐냐면 남의 말을 청취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는 내가 그 말을 듣고 나서 대답을 해야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 정도 긴 대화에서는 펜과 종이를 준비하게 돼 있어요.

▶김어준 : 요 말을 내가 뭐라고 해야지.

▣강유정 : 왜냐하면 어떤 말을 할지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김어준 : 그렇지.

◍류근 : 유일하게 펜 안 들고 있는 분이 그분이에요?

▣강유정 : 그분인데요. 저는 이 기록이라는 것에 대한 윤 대통령의 독특한 태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집중해서 듣게 되면 호모 파베르가 뭐냐면 사용하는 도구적 인간인데 펜을 들게 돼 있는데 기록을 전혀 하지 않아요. 제가 어떤 만남을 보더라도 펜을 들고 기록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기록의 부재입니다.

▶김어준 : (웃음) 맞다. 맞다.

▣강유정 : 문제는 이 속기나 문구 이런 기록이라는 게 그 당시의 기록 그 순간으로 돌아가는 매우 유효한 도구라는 거고 검사를 오래했던 사람 입장으로서 기록이란 증거물입니다. 디올백을 대통령 기록물이라 부르는 그 희한한 태도도 전 여기서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록물과 증거물은 거의 동의어예요. 그런 점에서 기록하지 않으면 중요하지 않은 겁니다. 나는 이게 중요하지 않다, 라는 내색을 저런 방식으로 깍지를 끼고. 유일하게 다들 펜에 뭔가를 들고 기록하고 있는데 하지 않거든요. 기록을 물질로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이걸 내가 돌아봐야 할 여러 사람들의, 아까 말한 민의라든가 이런 것들도 기록을 해야 자기가 언제든 되돌아보고 민의가 이것이다 확인할 수 있는데.

▶김어준 : 물건처럼 생각한다고요?

▣강유정 : 그렇죠. 물건이에요. 그러므로 기록이 안 남으면 되는 거고, 한편으로 지금 선방위, 방심위 제재도 기록으로 남아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거를 빼야 돼요. 기록으로 남으면 안 되고 채 상병 순직에 관한 기록도 곧 있으면 사라집니다. 그러니까 특검에 대해서 거부하는 거고. 이 모든 게 기록에 대해서 우리와는 조금 다른 감각. 우리는 일기를 썼더라도 나중에 돌아보고 그때를 되돌아보면서, 후회를 어떤 시인이 어떻게 표현했냐면 뒤늦게라도 알아야 되는 것이 후회라는 표현을 썼어요. 뒤늦게 알기 싫은 거예요. 기록이 남으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그러니까 지금도 아, 내가 듣고 넘기면 이건 아무것도 남지 않아. 그리고 15분 이후에는,

▶김어준 : 이야, 놀라운 해석이다. 동의 여부를 떠나서. (웃음)

▣강유정 : 15분 이후에는, 15분 이후에 기록이 안 남을 거잖아요. 중요하지 않은 거예요. 대화할 필요도 없고.

▶김어준 : 그러니까 증거물을,

▣강유정 : 맞습니다.

▶김어준 : 없애는 것처럼 생각한다.

▣강유정 : 네.

◍류근 : 우리는 이 펜 없으면 불안하지 않아요?

▷전우용 : 백지를 읽는 분인데 뭐.

▶김어준 : (웃음) 백지를 읽는 분.

▣강유정 : 그러니까 이런 포즈, 포즈나 영상 하나가 중요한 거지. 그래서 저게 사건 기록으로써 증거물이 되지 않는 이상은 기록에 대한 일종의 저는 포비아도 있다, 라고 봅니다.

▶김어준 : 그렇지. 내가 법정에 갈 일은 없어.

▣강유정 : 그렇죠.

▶김어준 : 그렇다, 라는 건 내가 죄가 없다는 뜻이야, 우리는.

▣강유정 : 그렇죠. 내가 기억하지 않으면 기록되지 않고,

▶김어준 : (웃음) 기억하지 않으면.

▣강유정 : 너 말은, 이렇게 보여요. 아, 당신 말은 의미 없어, 라고 해서 굉장히 자기만족적인 기록 부재 상황을 만드는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류근 : 잠깐 이게 훅 지나간 거 같은데 기억하지 않으면 기록하지 않는, 무슨 뜻이에요. 원래는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는 건데 거꾸로라고?

▣강유정 : 그러니까 기록을 해야 기억을 할 수, 그 기록의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거죠.

◍류근 : 네, 그렇죠.

▣강유정 : 그렇죠. 그러니까 어떤 일이 있었나.

▶김어준 : 우리 윤석열 대통령, 아, 우리 지금 시인께서 못 알아들었어요. (웃음)

◍류근 : 왜냐하면,

▶김어준 : 그러니까 쓰는 증거처럼 여긴다는 거예요.

◍류근 : 아.

▶김어준 : 나한테 불리한 건 남기지 않을 것이야, 나는. 이렇게 여긴다는 거죠. 우리는 기억하려고 하는,

▣강유정 : 네. 그러니까 디올백을 기록물이라 부른 이유도 그거는 물증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김어준 : 그러니까요. 자, 사진 하나 더 있거든요? 시선 이제 그 회담장에서 시선을 저희가 잡아봤는데 이게 되게 이상한 시선이에요.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를 보지 않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보지 않고 딴 데를 봐요. 말을 할 때도 딴 데를 보고.

◍류근 : 우리 언젠가 근데 저거 한번 다룬 적 있지 않아요. 저 사람 시선이 항상 사람을 정면으로 못 보는 거 아니에요?

▶김어준 : 정상회담을 할 때도 있잖아요. 서로 마주, 서로 이제 앉잖아요. 상대편 정상은 계속 윤 대통령을 봅니다. 그게 예의니까 말하고 있을 때. 윤 대통령은 둘이 만났을 때든 여러 명 만났을 때든 서로 이야기를 하는 상대를 보지 않아요.

▷전우용 : 그런데 그때는 종이라도 봤잖아요.

▶김어준 : 종이라도. (웃음) 지금,

◉김태형 : 상담하러 받으러 온 사람들 중에 가장 위험신호가 아이 콘택트를 못 하는, 눈맞춤을 못 하는 거거든요. 그랬을 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죠. 그래서 대체로 그럴 때는 죄가 많거나 아니면 자신감이 너무 없거나 그럴 때 눈을 마주치지 못 하고. 예를 들어 학교에서 친구 돈을 훔친 애, 선생님 눈 못 보잖아요. 또는 뭐 공부를 너무 못 해가지고서는 이런 애, 선생님 못 보고.

◍류근 : 저 날 그 딱 보고 사실은 언어 얘기가 떠올랐는데 좀 놀랍게도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현재 지금 시라는 장르가 살아있는 거의 유일한 나라예요. 다른 나라는 시가 다 전멸했습니다.

▣강유정 : 맞아.

◍류근 : 그만큼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어 감수성이 높은 나라인데. 최근에 왜 나는 좀 깜짝 놀랐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그랬다는 거는 평균적인,

▶김어준 : 잠깐만, 백지 본 사진 잠깐 보고 갈게요.

◍류근 : 뭐야, 뭐야, 뭐야.

▶김어준 : 아니, 그러니까 좀 전에 전우용 교수님이 백지도 읽으시는 분인데, 해가지고. (웃음)

◍류근 : 저거 백지예요, 진짜.

▶김어준 : 저거 유명한 사진이에요.

◍류근 : 모니터도 백지였잖아요.

◉김태형 : 네.

▶김어준 : 아니, 그건 그렇다 쳐요, 연출 사진이니까. 그런데 저 연출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웃음) 아예 종이 빈 거 들고. 이게 비서관이 담당해, 비서관이.

◍류근 : 아니, 앞면에는 있겠죠.

▶김어준 : 뭐라도, 아무것도 없어요. 이게 빛을,

▷전우용 : 이렇게 돌렸잖아요, 접은 게 아니고.

▣강유정 : 뭐라고 쓴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게 王 자였잖아요.

▶김어준 : (웃음)

▣강유정 : 그 윤석열 대통령 사고방식을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는 겁니다. 쓰는 거 되게 중요한 건데 그걸,

▷전우용 : 그거를 본인이 썼는지 알 수가 없고요.

◉김태형 : 자기가 쓰진 않았겠죠.

▣강유정 : 어쨌든 신체에다가,

◍류근 : 누가 써준 거지.

▣강유정 : 신체에 글자를 남겼다, 라는 건.

▶김어준 : 신체에 글자를 남겼다. (웃음)

▣강유정 : 대단한 거죠.

◉김태형 : 몸에다는 쓸 수도 있죠.

◍류근 : 그렇지. 안 보이는 데 많았을지도 몰라요.

▣강유정 : 확인이 안 돼서.

▶김어준 : (웃음)

◉김태형 : 종이에는 안 쓰고.

▶김어준 : 오늘 이분들이 작정하고. 몸에다가,

◍류근 : 안 보이는 데. 뭐 말만 하면 못 하게 해. 아니, 근데 저는 지금 이거,

▶김어준 : (웃음) 글도 안 쓰시는 분이 몸에다 글을 썼으니까.

◉김태형 : 그러니까요.

▣강유정 : 되게 예외적 사태입니다.

▶김어준 : 예외적 사태. (웃음)

◍류근 : 발바닥에다 썼을 거예요.

▷전우용 : 그거는 글도 아니고 글씨도 아니에요.

▶김어준 : (웃음) 그러니까.

▷전우용 : 그런 건 따로 부적이라고 그래요.

◉김태형 : 부적. 그렇죠.

▶김어준 : 어쨌든 몸에 뭔가를 썼잖아요. 안 쓰시는 분이.

◍류근 : (웃음) 참.

▶김어준 : 자, 아까 시 얘기하셨는데.

◍류근 : 아니, 근데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어 감수성이 높은 나라인데 그런 국민들인데 지금 뭐라고 했냐면 평균적인 국민이 좀 이해하고 알기 쉬운 언어를 사용하라고 참모들한테 지시했다고 하더라고요.

▷김어준, 김태형 : (웃음)

◍류근 : 그러니까 자기는 똑바로 잘하고 있는데 참모들이 잘못해가지고 소통 정치에 실패하고 있다, 라고 지금 주장하고 있는 바잖아요.

▶김어준 : 그리고 국민들의 눈높이 맞추라고 했으니까 자기가 너무 높게 이해한 거야, 수준이. (웃음)

◍류근 : 아니, 맞아요. 뭐라고 하냐면 이 양반이 지난번에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레귤레이션이다. 더 아주 어그레시그 하게 뛰어보자고 지금 소위 정치판 보그병신체를 아무렇지 않게 막 구사하는 분 아니에요, 이분이. 근데 다들 경험해보셨겠지만 그 대화중에 어떤 개연성도 없이 영어 막 섞어 쓰는 사람치고 영혼이 멀쩡한 사람이 드뭅니다.

◉김태형 : 맞습니다.

◍류근 : 그 지금 이번에 그 영리했던 15분 선제 타격당한 이후에 이분이 안 보이는 데서 85%를 혼자 떠들었다고 하잖아요. 도대체 그게 뭔 소용이 있냐는 거죠. 소통 정치는 이미 이재명이 다 해버린 거 아닙니까.

▶김어준 : 근데 왜, 이게 두 번째 질문이기도 한데 말씀하신 거에 연결돼가지고, 원래 이럴 때는 모두 발언을 양쪽에서 하고 그러고 나서 이재명 대표는 아마도 이게 유리한 기회일 거 같으니까 미리 준비를 했잖아요.

▷김태형, 류근 : 그렇죠. 그렇죠.

▶김어준 : 그 윤석열 대통령도 짧더라도 국민들한테 보내는 메시지가 있어야 되잖아요. 영수회담을 하는데 2년 만에.

◍류근 : 그럼요. 예의지. 예의지.

▶김어준 : 이재명 대표에게 보낼 메시지가 아니어도 국민들한테 보내는 메시지. 2년 만의 영수회담에 즈음하여 뭔가 있어야 되잖아요. 근데 아무 말도 안 하고 바로 끝내려고 그랬는데 그걸 이재명 대표가 붙잡아가지고. 잘 살렸죠, 그 기회를. 근데 왜 본인은 그 얘기를 안 하려고 하는 거죠. 왜 소통해야 한다면서 본인은.

◍류근 : 아니, 그 뭐 그냥 물으나 마나 아닌가요? 그냥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는 겁니다. 국민을 개, 돼지를 여긴다, 라고밖에는 정말 저는 할 말이 없어요. 이런 게 있습니다. 저기 2000년대 들어와가지고 해체시라는 게 등장했어요, 문단에. 시가 평소에 어렵다고 하는데 시가 더 어려워진 겁니다. 소통하기 더 어려워졌어요. 근데 그들이 시론이 뭐냐면 소통하지 않겠다, 라는 것조차가 아예 소통의 한 전략이다, 라고 주장을 해요.

▶김어준 : 예전에 그 기권하는 것이 뭐 투표의 한 방식이다. 그런 거랑 비슷한 억지. (웃음)

◍류근 :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뭐냐면 대통령이 별 뚜렷한 전략도 없이 소통에 무능하거나 무관심하다고 하는 것은 다시 여러 번 설명할 것도 없이 그냥 국민을 개, 돼지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니까 불통령 하겠다는 겁니다. 대통령도 있고 소통령도 있지만 불통령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 자리에 있을 만한 사람이 대통령을 해야 한다. 이게 제 생각이에요.

▶김어준 : 네. 논리적 점프가 심하지만. (웃음)

▷전우용 : 본인이 그렇더라도 대통령실은 그런 거를 하겠죠. 근데 다만 이제 작전 미스다. 그러니까 이제 모두 이런 날씨 얘기나 좀 하고 그리고 이제 들어가서 그냥 나머지는 저 윤 대통령 혼자 얘기하게 놔두는 이런 전략을 짰었는데.

◍류근 : 이재명 대표가 얼마나 영리하고,

▷전우용 : 이재명 대표가 영리하게 그거를 이제 파탄시킨 거죠. 그러니까 사진만 찍고 나머지는 이제 뭐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보도 자료 배포하고 끝내려고 했었는데.

▶김어준 : 그러려고 했던 거 같아요.

◉김태형 : 그렇죠. 사전에 협의를 할 때 모두 발언을 아주 짧게 하기로, 짧게 하기로 협의를 했다 그럽니다. 근데 이재명 대표는 짧게 했죠, 15분. (웃음)

◍류근 : 지극히 짧게 했죠.

▶김어준 : (웃음)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 자체가 없는 거예요.

◉김태형 : 윤 대통령 쪽은 자기는 그래서 짧게 하는 거니까 아, 날씨 좋죠? 나중에 술 한잔 할까요? 이 정도로 생각한 거예요. 이제 가볍게.

▶김어준 : (웃음)

◍류근 : 그런데 사실은 이재명 대표의 그 모두 발언마저 없었으면 국민은 뭐가 됐을 뻔했어요.

◉김태형 : 그렇죠.

▶김어준 : 모욕감을 느끼죠.

◍류근 : 그렇죠.

◉김태형 : 근데 협의를 그래서 그렇게 하면 안 되긴 안 돼요. 딱 정해야 돼요. 1분, 2분 뭐 이렇게 정해야지. 짧게 그러면,

◍류근 : 공장장님, 내일모레가 어린이날인데 시 한편 읽어도 됩니까?

▶김어준 : (웃음)

◍류근 : 저 맨날 시 읽을 때마다 요즘 낭독 투쟁해요, 낭독 투쟁.

▶김어준 : 자, 시를 읽고 그러면 마무리하는 것으로. 자.

◍류근 : 지금 그 요즘 최근에 지금 다큐 때문에 지금 김민기 선생이 떴잖아요. 요즘 막 신드롬인데. 그 내일모레 어린이날인데 김민기 선생의 이 은유와 메시지가 번뜩이는 노랫말을 하나 읽어볼까 합니다. 꽃 피우는 아이, 김민기. 무궁화 꽃을 피우는 아이. 이른 아침 꽃밭에 물도 주었네. 날이 갈수록 꽃은 시들어 꽃밭에 울먹인 아이 있었네. 무궁화 꽃 피워 꽃밭 가득히 가난한 아이의 손길처럼 꽃은 시들어 땅에 떨어져 꽃 피우던 아이도 앓아 누웠네. 누가 망쳤을까, 아가의 꽃밭. 누가 다시 또 꽃피우겠나. 무궁화 꽃 피워 꽃밭 가득히 가난한 아이의 손길처럼. 이 아가의 꽃밭 누가 망치지 맙시다. 자,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김어준 : (웃음)

◍류근 :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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