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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1일 (금) [The 살롱] 전우용 역사학자, 김태형 심리학자, 류근 시인, 강유정 인문학자·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인터뷰: 윤석열 정부와 보수 언론에게 김어준이란? 언론과 권력의 합작품 ‘사법부 리스크’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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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인용 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The 살롱] 윤석열 정부와 보수 언론에게 김어준이란? 언론과 권력의 합작품 ‘사법부 리스크’ ▷전우용 / 역사학자 ▷김태형 / 심리학자 ▷류근 / 시인 ▷강유정 / 인문학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

 

▶탁현민 : 아유, 혼자 하려니까 목이 아프네요. 한동안 집에서 얘기를 안 하다가 너무 지금 많은 말을 하고 있어서. 그냥 제가 요즘 제주도에 있는데 혼자 앉아있으면 얘기할 일이 별로 없잖아요. 사람도 잘 안 만나고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오늘 무척 많은 얘기를 하니까 막 골이 띵 하네요. 자, 언론과, 아, 이게 아니구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코너, 변호사들이 먼저 안부를 묻는 코너. 인문의 시선으로 정치를 논하는 코너. The 살롱 시간입니다. 오늘도 전우용, 김태형, 류근, 강유정 네 멤버들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강유정 : 안녕하세요.

◉김태형 : 안녕하십니까.

▶탁현민 : 김어준 씨 없이 보는 건 저희가 두 번째 뵙는 거 같고.

▣강유정 : 맞아요.

▶탁현민 : 항상 없을 때만 인사를 드리는 거 같네요. 자, 오늘 첫 얘기 빨리 들어가도록 하죠. 뭐 공장장이 휴가를 갔기 때문에 아마 이런 주제를 선택한 거 같은데 윤석열 정부와 보수 언론 그리고 우파에게 김어준은 어떤 존재인가. 이거는 제작진에서 고른 주제입니다. 제가 굳이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자, 어떤 분이 먼저 말씀을. 보통 순서가 있던데요.

◉김태형 : 네. 있습니다.

▷전우용 : 인문학이 위험하면 안 되는 건데. 인문한은 답이 없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얘기인데 이게 위험해졌다는 게 참 이상한 시대가 된 거죠.

▶탁현민 : 그러네요.

▷전우용 : 그건 그렇고. 질문이 이상해요. 왜, 왜 없는데 없는 사람 얘기를 하라고 그래요.

▶탁현민 : 그러니까요. 아니, 제가 선택한 게 아닙니다.

▷전우용 : 이런 질문을 아마 여기 직원들이,

◍류근 : 뒷담화를 원하는가 봐요.

▷전우용 : 김어준에 대한 나쁜 얘기를 좀 해달라 뭐 이런 얘기인 거 같은데.

▶탁현민 : 당한 게 많으니까요.

▷전우용 : 그럴 거 같아요.

▶탁현민 : 제가 옆에서 봐도 안쓰러울 때가 있어요.

▷전우용 : 근데 사실,

▶탁현민 : 막 소리를 질러요, 직원한테. 아니, 뭐 그렇게까지 화를 내? 그러면 나를 화를 낸 게 아니야. 큰소리로 말했을 뿐이야.

▷전우용 : 저기 그 보수를 참칭하는 극우파시스트는 같은 사람들이 있어요. 그들에게 김어준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려면 그들에게 물어봐야죠. 저 같은 이제 좀 역사와 전통과 가족과 국가 공동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저 같은 진짜 보수 출신에게 김어준은 누구인가라면 답을 할 수가 있는데.

◍류근 : 정통 보수주의잖아.

▷전우용 : 그런 사람들에게 김어준은 어떤 사람인가, 라고 물으면 제가 답을 하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탁현민 : 그럼 전우용 선생님에게 김어준은 어떤 사람입니까?

▷전우용 : 그런데 이거 없는 데서 얘기하기 좀 그런데.

◉김태형 : (웃음)

▶탁현민 : (웃음)

▷전우용 : 다른 얘기 안 하고 다들 아는 얘기는 말고요. 제가 김어준이라는 이름을 처음 본 거는 2000년 무렵이었어요. 벌써 한 20몇 년 됐죠. 어디서 봤냐면 그 무렵에 나우누리 게시판이라고 하는 게 있었어요.

▶탁현민 : 아, 있죠. 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전우용 : 90년대부터 이제 뭐, 그렇죠, 그냥 뭐 요즘 인터넷하고는 달라서 PC통신 내에서 이제 글 쓰고 하는 그런 게시판이 있었거든요. 근데 그때가 이제 김대중, 김정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해예요. 그리고 90년대 그 이제 정말 뜨거운 한총련이 거의 붕괴된 게 이제 90년대 말쯤이었거든요. 그러니까 96년, 97년 이 사이에 이제 대학생들이 붕괴됐었는데 2000년 전후가 한국사회에서 보자면 그야말로 이제 이념의 전시장이었던 시기예요. 그러니까 나우누리 게시판을 보면 과거 무슨 학생운동 했던 사람들부터 해가지고 이제 새롭게 이런 신문물에 관심 있는 사람들까지 다 글을 올리고 해서 뭐 어떤 사람은 이제 아주 전통적인 이제 뭐 사회주의, 또 어떤 사람은 사회민주주의, 어떤 사람은 알튀세르주의, 어떤 사람은 뭐 포스트모더니즘 별별, 뉴라이트까지. 별별 이제 주장들이 다 올라오던 때였는데 다 익숙해요. 사실은 뭐 아, 얘는 누구구나, 누구구나. 근데 김어준이란 이름을 제가 왜 기억했냐면 얘는 뭐야?

▶탁현민 : 갑자기 나타나서.

▷전우용 : 글이 아주 참신한데 어떤 사상과 어떤 이념에도 속하지 않았어요. 그 당시에 유행했던,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한국사회의 주류 담론에서 벗어나 있었다는 거죠. 주류 담론에서 벗어나 있었고 도대체 이제 포스트모더니즘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참신하고 그래서, 그래서 제가 이름이 확 기억이 됐었어요. 이름도 특이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어중이떠중이의 약자 같아서.

▶탁현민 : 어중이떠중이. (웃음)

◉김태형 : (웃음)

▷전우용 : 이름을 어떻게 그렇게 지었을까. 별명이 뭐 아마 어중이떠중이 아니었을까, 학교 다닐 때.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이름이 특이했었거든요. 근데 그래서 좀 기억이 났었는데 그 이후에 좀 이걸 보면 지금은 이제 김어준 씨가 이야기하는 것들 또는 좀 제시, 뭐 제시한다고 할까요?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

▶탁현민 : 잘난 척하는 것들.

▷전우용 : 한국사회의 주류가 돼 있어요.

▶탁현민 : 아, 김어준의 얘기가요?

▷전우용 : 그러니까 주류 중 하나가 돼 있죠, 두 주류로 놓고 보자면. 뭐 그때만 해도 뉴라이트가 한국사회의 주류가 지배적 주류가 될 거라고는 생각은 안 했었거든요. 마찬가지로 이제 이런 사회방식이 저 많은 이제 이른바 수입 이념의 전시장들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제 특별한 이제 색채가 있는 건 아니죠. 색채가 있는 건 아닌데 상당히 좀 뭐랄까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과거 사상이나 이념에 대한 빚이 없었다. 거기에 이제 좀 압도된 바가 없었다. 이런 것들이 이제 지금의 김어준을 만들어낸 게 아닌가. 그래서 저는 뭐 김어준 씨가 그동안 해온 것을 진보적이다, 라고 보지는 않아요. 자기는 잘 몰라서 자꾸 민주 진보 이런 말을 묶어 쓰는데 사실은 지금 한국사회에서 진보주의는, 전통적인 의미에서 진보주의는 거의 자리를 못 잡고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자꾸 한국사회 이념 지형을 놓으면서 보수, 진보 이런 구도를 짜는데 한 가지만 좀 얘기를 할게요. 한국사회 이념에서 보수, 진보 이런 걸 따지려면 남북을 합쳐서 생각을 해야 돼요. 그리고 한국사회는 그런 의미에서 진보가 설 자리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김어준이, 뭐 보수에게 김어준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사실은 이제 쭉 생각하고 와야 되는 거지만 막 그 시대의 상식, 사실 상식이라는 건 자꾸 변하거든요. 상식이란 자꾸 변하고 사실 저희 같은 학자들은 뭘 하는 사람들이냐면 기본적으로 상식을 깨려고 하는 사람들이에요. 새로운 상식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고. 저널리스트나 이제 법률가들은 상식에 머물러야 되는 사람들인데 지금 거꾸로 되고 있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제 김어준 씨는 시대의 상식, 시대의 상식을 가장 좀 충실하게 따라온 사람이다. 그래서 저는 뭐 보수에게든 아니면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든 이 사람은 그냥 상식파다. 이제 그것도 건강한 상식파다. 뭐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거 같아요.

▶탁현민 : 제작진의 의도와 점점 빗나가고 있네요. (웃음) 의미는 이게 아니었는데 어쨌든 전우용 선생님의 상당한 호평을, 결과적으로는 호평을 해주셨고. 강유정 선생님 또.

▣강유정 : 저는 보수에게는 불안의 포스트다. 그러니까 뭐냐면 불안의 모호한 대상인데요. 이 반응을 겉을 읽는 걸 텍스트 비평이라고 하고 그 안에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을 읽는 건 서브텍스트 비평이라고 한다면 김어준에 대한 보수의 그 불안한 그 서브텍스트를 보자면 이 모든 게 김어준 때문이라고 겉으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이거 다 김어준 때문이야. 김어준만 없으면 돼, 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그 와해의 원인은 내부에 있다. 내부에 있는데 이 와해에 가는, 뜨겁게 녹아가고 있는 걸 스스로 느끼고 있는 거 같아요, 지금 특히 현재. 그런데 이 내부에 뭐 원인이 있다, 라고 말하면 아프고 따갑고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외부의 적을 찾았고 이제 그게 제가 보기에는 이제 그 대상인데. 이 불안이 언제 제일 심해지냐면 사실 매우 두려워했던 목표가 점점 가까워질 때 불안이 높아집니다. 그러니까 결승점이 다가왔을 때 오히려 더 불안하고 그 화장실 급할 때 막 이렇게 참았다가 화장실 앞에 오면 훨씬 더 불안해지는 거랑 같은 거죠. 오히려 골인 지점에서 훨씬 더 그 불안이 높아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심해지긴 할 거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 잘 보면 지금 보수 내부의 가장 큰 위험이 누구입니까? 대통령 아닙니까. 윤석열만 잘 조율했었더라도, 대통령만 잘 조율했었더라도 여기까지는 안 왔을 텐데 점점 더 불안해지는 거죠. 점점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탁현민 : 그래서 김어준이 점점 미워지는 거네요.

▣강유정 : 그렇죠. 계속 이제 오히려 외부에 있다, 원인이. 이게 다 김어준 때문이다, 라고 말하면 훨씬 더 편안한 거죠. 그래서 그 불안을 감추기 위한 일종의 그 불안의 포스트다, 라는 생각이 지금 현재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탁현민 : 김어준이 거의 대속을 하고 있는 셈이네요.

▣강유정 : 거기는 아마 갑자기 사라지거나 아무 말도 안 한다 하면 멘붕에 빠질 거예요.

▶탁현민 : 그것도 전략적으로 한 번쯤 해볼 만하네요. 앞으로 뭐 6개월 동안은 뭐 은둔하겠다든지. 알겠습니다. 김태형,

▷전우용 : 아, 그러면 다른 사람이 이제 그 희생양으로 들어가겠죠.

▶탁현민 : 아, 누군가를 또 찾아내겠죠?

▷전우용 : 그렇죠. 그런다고 자기들 문제를 제대로 보겠습니까?

▶탁현민 : 그게 여기 계신 네 분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웃음) 자, 김태형 선생님.

◉김태형 : 그 뭐 공장장이 안 계실 때 이런 주제를 선정한 목적이 뒷담화를 원하는 거였다면 이 주제를 잘못 뽑았죠. 보수에게 김어준이란? 그렇게 물어보지 말고 각자에게 김어준이란 이렇게 물어봤으면 좀 뒷담화 할 게 있을 텐데.

▶탁현민 : 하나만 해주세요.

◉김태형 : 저에게 김어준 공장장은 아침잠을 박탈하는 인간.

▶탁현민 : 아, 너무 약한데. (웃음)

◉김태형 : 소소한 행복을 빼앗는, 짓밟은 사람입니다. 아, 아침마다 여기에 나오느라고 상당히 힘듭니다. 보수에게 김어준이란 어떤 사람이냐. 죽이고 싶은데 안 죽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죽이려고 많이 애를 써왔죠, 그동안 여러 차례. 그래서 TBS에서 쫓아낸 것도 그 일환일 텐데 쫓아내도 안 죽어요.

▶탁현민 : 그렇죠.

◉김태형 : 그러니까 이제 굉장히 그 성가신 존재, 죽이고 싶은데 안 죽는 존재. 정치권에서는 뭐 이재명 대표가 그런 사람이라면.

▷전우용 : 근데 지금 말씀이 좀 심하시네.

◉김태형 : (웃음)

▷전우용 : 그게 모기거든요. 죽이고 싶은데 안 죽는 존재가.

▶탁현민 : 아, 모기.

◉김태형 : 근데 모기는 때가 있어서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는 것이고. 이거는 진짜로 한 사람을 특정해서.

▶탁현민 : 이거는. (웃음)

◉김태형 : 한 명을 죽이려고 하는데 안 죽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탁현민 : 좀비 같은 게 있죠.

◉김태형 : 네. 뭐 좀비 느낌이 날 정도로 두려울 수 있죠. 그래서 사실 지금 극우 세력은 언론 장악에 거의 성공했지 않습니까? 성공했다고 봐야 되는데 김어준 같은 존재가 있으면서 언론 장악에 완전 성공을 못 하고 있다.

▶탁현민 : 그러니까요.

◉김태형 : 이렇게 판단하겠죠. 그래서 언론 장악의 최대 걸림돌로 아마 인식하고 있지 않을까.

▶탁현민 : 그대로 놔뒀다면 예를 들어 TBS 같은 데서. 어떻게 지형이 형성이 됐을까요?

◉김태형 : 그래도 놔둘 수가 없죠, 그 사람들은.

▶탁현민 : 아, 만약에 그렇게 했다면.

◉김태형 : 했다면.

▶탁현민 : 오히려 지금보다 덜 영향력이 있거나.

◉김태형 : 전 영향력이 더 지금보다 적었을 거라고 봅니다.

▶탁현민 : 저도 그렇게 봐요.

◉김태형 : 쫓겨나게 함으로써, 그러니까 윤석열 정권한테 박해를 받을수록 인기가 올라가잖아요.

▶탁현민 : 그러니까요. 서사를 만들어줬잖아요. 전 그게 너무 억울해요, 김어준이 자꾸 영웅이 되는 게. (웃음)

◉김태형 : 네.

▶탁현민 : 알겠습니다. 아, 제작진의 의도가 한참 빗나가고 있는데. 자, 류근 선생님에게 김어준이란. 그리고 보수에게 김어준이란. 두 가지 다 얘기해주시죠.

◍류근 : 아, 저는 진짜로 저기 이 새벽에 저 같은 게으름뱅이를 불러낼 수 있는 김어준 공장장 엄청 존경해요. 그 원래 인문학이라는 게 품위가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순 가짜 보수, 보수 참칭 세력들이 거의 무슨 그 사이비 종교처럼 나라를 좀먹고 있는 중 아닙니까? 우리가 지금 아무 고급한 인문학 살롱인 거 아시죠? 대단히 고급한 인문학 살롱이잖아요.

▶탁현민 : 뭐 그렇게들 계속 주장을 하시더라고요.

◍류근 : 아니, 개업 1년 만에 국회의원까지 배출하는 인문학 살롱이에요. 그런데 이 인문주의의 기본은 의심하고 질문하라 아닙니까? 의심하고 질문을 하지 않으면 진리와 멀어진다, 라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김어준 총재 같은 분, 이 불순한 시대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대단히 귀한 존재라는 거죠. 그래서 정말 사실은 그런 존경심이 없으면 제가 이 새벽에 여기 못 나올 거 같아요. 그래서 정말 겉으로는 뭐 이렇게 맨날 제가 구박당하는 거 같고 제가 막 개기는 거 같고 그렇지만 사실 내심으로는 엄청 존경한다, 라는 게 사실이에요.

◉김태형 : 랩독이 되셨는데.

▶탁현민 : 랩독. (웃음)

▣강유정 : 아니, 고백 아니에요, 고백? (웃음)

▶탁현민 : 그러고 나서 사랑 시 같은 거 하나. (웃음)

▷전우용 : 심하다. 이건 이렇게 되면 안 되는데. (웃음)

▶탁현민 : 그러니까요. 이게 빨리 다음 주제로 넘어가야겠어요, 이거.

◍류근 : 근데 이분 저기 저건가? 이거 볼까요? 이 방송을?

▶탁현민 : 김어준이요 되게 대범한 거 같죠. 여러분 절대 안 그래요. 하나하나 다 살펴보고 얼마나 꼼꼼하게, 그리고 자기 욕하는 거 다 기억해놨다가 언젠가 다시 되갚아주겠다.

◍류근 : 뒤끝이 있군요.

◉김태형 : 그걸 알고 계셔서.

▶탁현민 : 오늘 나를 왜 여기 앉혔는지 엄청 후회할 거다. 알겠습니다. 김어준에 대한 그 얘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시간이 얼마 안 났지만 여기까지는 그래도 한마디씩은 더 여쭤보고 듣고 싶은데. 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발표한 2023년 번영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지수 순위가 167개국 중 155위라고 합니다. 자, 우리 멤버들께서는 우리나라 사법시스템을 신뢰하십니까? 이런 걸 한마디씩, 한 말씀씩만 좀 들어봤으면 하는데요.

▷전우용 : 짧을 수가 없는데, 간단하게 얘기를 할게요. 그러니까 넷플릭스에 보면 위기의 민주주의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어요. 브라질 민주주의가 어떻게 망가졌는가. 사실 민주주의의 반대말은요. 군주주의, 귀족주의, 그리고 현대는 엘리트주의예요. 브라질의 법조 엘리트들이 언론 엘리트들하고 손을 잡고서 없는 죄를 만들어서 룰라를 구속시키고 자기들 마음에 드는 후보를 선출시켰죠, 당선시켰죠. 보우소나루 치하의 브라질에서는 심지어 코로나가 왔는데 코로나 백신을 마피아들이 나눠줄 정도로 국가행정이 완전히 붕괴됐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이른바 국유재산 국유기업이 거의 이제 1,000개 가까이 사유화 되는 그런 변화가 일어났었고요. 거의 재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브라질이 망가졌거든요. 왜 그랬느냐. 거기서도 이른바 엘리트주의가 민주주의를 누른 거예요.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는 이런 법조 엘리트들 내부의 네트워크가 학연, 지연, 골프연, 전연, 전화연에 이르기 때문에 사실 브라질보다 훨씬 강해요. 전통적으로 해방 이후에 수십 년간 경기서울고등학교와 서울법대 아니면 되기 어려운, 그들이 거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런 이제 견고한 네트워크를 이뤄왔을 거고, 그것이 전통과 문화가 됐거든요. 근데 이 사법판결은 사실은 국가행위에 최종이에요. 최종적 그 판단이에요.

▶탁현민 : 그렇죠.

▷전우용 : 그러니까 우리 역사를 보면 조봉암을 사형시킨 것도, 인혁당 관계자들을 사형시킨 것도, 강기훈을 감옥에 보낸 것도 정권 탓이라고 하지만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린 건 다 사법부였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사법부가 그래서 존중받으면 항상 이야기하는 게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얘기들을 입버릇처럼 하잖아요. 그런데 존중받을 수 없는 판결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나왔거든요. 그리고 또 문제는 이렇게 사람을 사형선고를 내렸던 판사들 중에 피의자 유족들에게 사과한 사람 한 명도 없어요. 단 한 명도, 직접 사과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이게 우리 사법부의 좀 역사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이제 인간적 실수로, 예를 들어서 이춘재 사건처럼 인간적 실수로 잘못해서 유죄판결을 내릴 수, 사람이니까 신이 아니니까 내릴 수 있지만 자기들 사심을 반영해서 판결을 내리는 경우들이 있었단 말이에요. 대표적인 게 있지도 않은 관습헌법을 헌법재판관들이 심지어 만들어냈던 그런 사건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들이 계층적으로 결합해버리면 검사와 판사는 미래의 동업자이기도 하니까 이제 이게 민주주의를 완전히 허구화시킬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지금 그런 시스템의 판결, 그런 상황에서 도저히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판결들이 나오는데, 제가 조국대표한테 좀 아쉽게 느끼는 게 그런 거예요. 늘 판결에서, 재판에서 이상한 판결이 나와도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 이거는 외교적 수사이거든요.

▶탁현민 : 그렇죠. 정치적 수사고 외교적 수사죠.

▷전우용 : 이건 이제 다른 나라에서 판단을 존중한다는 얘기는 니가 틀렸다, 라는 얘기랑 똑같은 거예요. 근데 이분은 이제 자기가 법학자니까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 사법부 판단이 존중받지 못 할 판단들이 반복이 된다면 이렇게 순위가 낮아지면 법이 무너져요. 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법치가 무너지고, 법치가 무너지는 건 국가가 무너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좀 이 문제를 어떻게 막을 거냐. 정말 어려운 문제예요. 만약에 다음 대선을 앞두고 야권의 유력 후보들을 유죄판결을 내려버린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하겠느냐. 브라질이 군사독재도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어요. 그리고 일단 연성쿠데타를 우리가 따라 가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 정말 이제 사법부가 과연 존중받을 판단들을 계속하고 있는지 이제 좀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탁현민 : 그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모든 정치적, 역사적 박해의 최종적인 판결은 사법부가 했다는 게 새삼 그러네요. 네. 또 우리 강유정 선생님.

▣강유정 : 신이 아니니까 실수한다는 표현을 하셨지만 이 인생에 있어서 남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있고, 타인의 인생에 크게 미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나 혼자 인생만 잘 단속하면 되는 사람들로 크게 세 가지별로 나눈다면 판사, 의사, 살인자는 신이 아니지만 타인의 삶의 영향에 미치는, 이를 테면 굉장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됩니다. 그래서 이제 김영하 같은 작가는 그래서 차라리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만 갖겠다, 라는 제목의 책도 썼잖아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그런 맥락에서 나오는 건데요.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우리가 합법적 영역에서는 판사, 의사가 하는 일종의 인명구제 행위만 자꾸 바라보고 있지만 반대도 가능하다는 얘기고요. 그래서 살인자는 그 삶의 권능을 타인의 삶을 쥐어 뺏는 것에서 느낀 다는 점에서 아주 과격한 수사학인 거죠. 어쩌면 비슷할 수 있다. 정미경이라는 고인이 된 소설가 작품 중에 파견근무라는 작품이 있는데, 여기에 판사가 주인공이에요. 이 사람이 판결을 내리기 전에 뭘 하냐면 도박에 중독이 됩니다. 어떤 도박에 중독이 되냐면 다이사이라고 부르는 게 있나 봐요. 크고 작고만 결정내리는 이분법 게임에 매달려요. 그러면서 자기 자꾸 판결을 미루거든요. 이 마지막 문장이 뭐냐면 항소 하라지, 뭐예요. 그러니까 이 이분법 세계에 매우 익숙해지는 순간 직업적 성실성만 남는 판사라는,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셨던 실수하면 어쩌지, 라고 고민하는 자기의 결정에 대해서 검증하려고 애쓰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반성적 사람들이 아니라 매우 직업적으로 유능한 사람이 되는 순간 제가 좋아하는 한나 아렌트가 말하는 악의 진부함이 탄생하는 겁니다. 버튼을 눌렀던 사람들은 다 뭐라고 얘기했냐면 아우슈비츠에서 나는 내 일에 충실했을 뿐이다. 아우슈비츠로 가는 기차를 운행했던 사람도 나는 내가 해야 되는 이 일에, 기관사 일에 성실했을 뿐이다. 판사 역시도 나는 법을 해석을 잘하고 잘 적용하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직업적 성실성에 호소하기 시작하면 여기에 있어서는 아까 말씀하셨던 신이 아니니까 할 수 있는 실수가 아니니까 직업이니까 나는 하는 사람이, 항소하세요, 이렇게 돼버리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직업적 윤리만 남은 겉으로 봤을 때, 직업적 성실성만 남은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느끼기에는 거의 대부분으로 저는 다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거의 대부분이 남아 있고, 그러다 보니까 직업적 안정성을 위해서 굉장히 복잡한 판결문들을 더 쓰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 완결성을 더 갖추는 거죠. 근데 그게 그럴수록 악의 평범함에, 악의 진부함에 더 가까워지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우용 : 우리 김 소장님 말씀하시기 전에 지금 이제 의사들이 휴진, 파업하고 하는 것에 대해서 국민생명을 담보로 자기의 이제 직업적 이익을 추구한다. 이런 비난들이 있잖아요. 비판, 비난들이 있는데 이 점은 법조인들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을 거다. 그래서 이것이 직업적 성실성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직업 이익을 위한 성실성일 수도 있다. 이거를 좀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탁현민 : 그러면 측면도 있겠네요. 네. 김태형 소장님.

◉김태형 : 네. 뭐 판사에만 국한된 얘기, 사법부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닌데 예전에는 그래도 진보성향이든 보수성향이든 판사들이 법에 조금은 충실하려고, 너무 지나치게 법에서 벗어난 편파적이고, 정치적인 판결을 안 내리려고 조심하는 경향이 좀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어떻게 보면 직업적 성실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오늘날의 판사들은 제가 볼 때는 그거를 다 벗어던진 것 같습니다. 법이고 뭐고 법 같은 거 필요 없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판결할 거야. 거의 이 단계까지 오는 상황이 됐다고 보거든요.

▶탁현민 : 강유정 선생님이 얘기했던 것보다 이미 더.

◉김태형 : 더 나빠졌다, 상태가 판사들이. 저는 그런 생각이 들고 이 한국사회에서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은 세계적으로 높죠. 아주 심각합니다. 정치인도 못 믿고, 검찰도 못 믿고, 언론도 못 믿고 사법부도 못 믿는 상황인데 문제는 아까 전우용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 사법부에 대한 불신 이거는 좀 충격적인 결과를 낳을 수가 있어요. 국가를 멸망으로 이끄는 저는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정의에 대한 기대를 갖는 것은 법원이거든요. 사법부입니다. 그러니까 뭐 언론이 이상한 거 쓰고, 검찰이 이상하게 기소를 하고 해도 법원에서 그걸 바로 잡아줄 거라는 최소한의 기대가 있어야 사회가 유지가 되거든요. 그리고 개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도 그렇죠. 억울한 일 당했을 때 그걸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법원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포청천 같은 드라마가 크게 유행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탁현민 : 맞아요.

◉김태형 : 근데 이제는 법원에 어렵게 갔단 말이에요. 억울한 일을 당해서 제발 풀어주세요 그랬더니 윤석열이 앉아 있는 거예요. 지금 그런 상황이 되고 있는 거 아니에요.

▶탁현민 : 최악이다.

◉김태형 : 네. 국민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탁현민 : 이런 개작두를 그냥.

◉김태형 : 그러니까 국가자체가 이렇게 되면 무너집니다, 사람들이.

◍류근 : 그런데 우리한테 어떤 선례가 있냐면 조선 망할 때 나라 팔아먹은 을사오적이 5명이 다 판사출신들이에요, 그 사람들이 다 그 당시에. 그러니까 죽은 사람 살리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게 판사들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지금 대통령을 하나 잘못 뽑아갖고 나라가 거덜나고 있는데 거기에 합세해서 또 나라를 거덜내고 있으면 국민들이 무엇을 믿고 살 수 있겠는가. 이런 안타까움이 있어요.

▶탁현민 : 맞아요.

◍류근 : 아까 국가멸망까지 말씀하셨잖아요. 이 사람들은 자기들이 나라를 썩으면 나라를 팔아먹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고 국가를 이런 식으로 멸망으로 이끌 수도 있는, 국민들한테 어떤 실망감, 절망감을 줘가지고 그럴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정말 우리가 끊임없이 그래서 미국 같은 나라처럼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가지고 판사를 감시하고 사법부를, 그렇죠? 감시하고 탄핵할 수 있는 제도들을 좀 정비하고 완비했으면 좋겠다. 이런 희망이 좀 있어요.

▶탁현민 : 현실적인 대응책이 있어야겠다. 이런 말씀까지 해 주셨고, 그 어쨌든 사법부뿐만 아니라 김태형 선생님 말씀처럼 우리사회에 가장 큰 비극은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이 점점 없다는 거잖아요.

◍류근 : 맞습니다.

▶탁현민 : 저는 뭐 출산율 떨어지는 것도 그렇고, 하다못해 뭐 야채 하나 살 때도 이게 믿고 살 수 있나, 혹은 이 정부가 하는 대책들을 믿을 수 있나. 근거리에 있던, 지근거리에 있던, 아니면 멀리 있는 정부거나 뭐 어떤 집단이어도 우리 사회에 신뢰할 수 있는 집단이 점점 줄어든다는 게 우리가 점점 각박해지는 이유가 아닌가.

◍류근 : 맞아요. 지금 상당히 중대한 말씀을 하시고 있는 거예요.

▣강유정 : 인권위 권익위 봐요. 이름과 반대로 가고 있잖아요.

◍류근 : 어쩌면 좋아요?

▶탁현민 : 걱정입니다만, 어쨌든 이럴수록 희망을 가지고 희망을 가지고 류근 선생님의 시 한 편으로 오늘 살롱 마무리하겠습니다.

◍류근 : 그래요. 정말 어떤 기다림에 대한 시를 읽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절박한 시대입니다, 이 기다림이라는.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아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서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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